비 오는 날 등산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보통은 생각이 많을 때 다녀왔다. 이번 내용은 관악산에 조용히 비 오는 날 다녀왔던 등산 기다. 수원에서 사당까지 한 시간. 어후, 너무 먼 수원이라 정말 오래 걸렸다. 사당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대학교입구로 갔다.
사실 비가 그쳤다고 생각하고 왔다. 구름은 많지만 비는 그친 거라 생각했다. 서울대학교 입구,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학교인 서울대학교. 나는 다시 태어나도 못 가겠지? 샤, 멋지다.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다.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천천히 천천히.
연주대를 가려고 한다. 잘 갈 수 있겠지?
봄, 비가 오는 오늘, 벚꽃 잎이 떨어진 길을 걸었다.
올라가던 길 중간에 잠시 쉬어갈 정자가 있어서 바나나를 까먹었다. 참외도 가져왔다. 올라가는 길에 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했는데, 쏟아지지는 않아서 갈만했다. 하지만,
점점 바람이 거세지고, 비가 쏟아졌다. 진짜 괜히 왔나 싶을 정도로 비가 왔다.
바람이 정말 거세게 불었다. 나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무섭다...
승리의 V...
아 정말 안될 것 같다. 내려가야겠다... 이 정도로 비가 오고 바람이 불거라곤 생각 못했다. 나는 비가 그칠 거라 생각했는데...
어서 내려가자...
내려오는 길에 길을 잃어서 엉뚱한 길로 내려왔다. 분명 내가 와야 할 길이 있는데, 그러다가 마주친 불상? 아, 이런 곳도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길을 오래도록 헤매서 그런지 정말로 반가웠다...
귀여운 청설모, 이제 한시름 놓았다.
당이 딸려서 참외를 깎아 먹었다.
내려와서 평지를 걸으니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하늘이 정말 맑았다.
귀여운 다람쥐도 볼 수 있었다.
정말 비가 왔었나???
글을 작성하는 지금, 조금 신기한 느낌이 든다. 마니산 등산도 그렇고, 관악산도 그렇고 비가 오는 날 다녀온 산행은 뭔가 나의 외피를 한 겹 벗겨주는 기분이 든다.
안전하게 내려온 뒤, 친구 쥐를 만나 순댓국을 한 그릇 사 먹고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했다. 예전에 다녀온 산행을 작성하는 지금. 뭔가 느낌이 오묘하다.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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