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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7월 여름에 다녀왔던 제주도 여행기

by 라초딩 2025. 2. 19.

비가 많이 왔다고 들었다. 그래서 살짝 기대했다. 적당히 비가 와서 날이 좀 덜 더웠으면 하는 마음 말이다. 내 바람대로 되지 않더라. 너무 화창했다. 그래서 너무 뜨거웠다. 뜨거운 제주도 여행을 뜨겁게 시작해 보자.

두툼한 고기 돈돼지

우리 숙소는 소노벨 제주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밥을 먹기 위해 근처 고깃집을 찾았다. 꽤나 평이 많아서 괜찮은 줄 알고 들어왔다. 백돼지, 흑돼지가 있어서 우린 그냥 백돼지로 먹었다. 제주도에서 키우는 흑돼지로는 분명 수요가 딸릴 텐데, 지리산 흑돼지도 많이 가져다 쓰지 않을까 싶었다. 이건 뭐 지극히 내 생각이다.

주문한 고기가 나왔다. 우선 때깔은 매우 훌륭해서 시각적으로는 만족했다. 그리고 연탄불에 구워 먹으니 얼마나 맛있겠느냐~

주문한 소주는 역시 제주도에 왔으니 한라산을 주문했다.

내 간단한 평을 남기자면 이렇다. 우선 고기에서 돼지 냄새가 엄청 심했다. 이건 아마도 거세한 돼지인 것 같은데, 누린내가 이렇게 올라오는 고기는 오랜만이었다. 그나마 목살은 괜찮아서 목살은 1인 분 더 추가해서 먹었다. 전에 내가 좋아하는 혜화 한우 야시장에서 삼겹살 주문해서 먹었을 때도 돼지 누린내가 엄청 난 적 있었다. 암퇘지가 아무래도 더 비싼 건 알겠는데, 저렴하지도 않은 가격인데 고기맛이 이래야 쓰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식당이었다. 뭐 카카오 평점은 괜찮은 것 같은데, 나는 다시 방문할 생각이 없는 곳이고, 특별하게 기억되는 고깃집도 아니었다.

함덕해변

고기를 먹고, 숙소에 들어가서 한숨 자고 나왔다. 날이 더워서 움직이기 힘든 날씨여서 그랬다. 밤이 되니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와서 기분이 좋아지는 밤이었다. 이렇게 해변을 거닐고 숙소로 들어가기 아쉬워 우리는 술집을 하나 찾았다.

백록집

우연히 찾은 가게다. 원래 계획은 포장해서 들고 가 먹으려고 했는데, 자리가 있길래 가게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손님들이 많아서 꽤나 장사가 잘되는 곳이란 건 느껴졌다.

돌멍게회를 주문했다. 우리가 갔을 때보다 가격은 더 많이 올랐더라. 돌멍게를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정말 아껴가며 먹었다. 우리 마누라는 멍게를 안 좋아하는데, 특유의 쓴맛이 있어서 안 좋아한다. 하지만 돌멍게는 상큼하고 단 맛이 난다. 내가 돌멍게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값어치를 하는 해산물 중 하나다. 돌멍게가 혹여나 있거나, 가격이 꽤나 저렴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먹어보도록 하자.

추가로 주문했던 명란두부탕이다. 처음 먹어봤는데, 와,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소주 안주로는 손에 꼽힐 정도로 시원하고 맛있는 안주였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와이프가 종종 명란두부탕을 끓여준다. 방법은 정말 간단하고, 들어가는 식재료도 몇 가지 없다. 하지만 맛은 끝내준다.

돌멍게 잔에 소주를 부어서 잔처럼 먹기도 했다. 점심에는 실패했는데, 저녁은 성공이었다. 성공!

송당해장국

다음날 해장하러 송당해장국에 왔다. 이전 제주에 학회 때문에 왔다가 들렸던 장소인데 맛이 괜찮아서 다시 찾아왔다.

나는 선지 해장국을 주문했는데, 신선해서 그런지 맛있더라. 가격도 제주도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괜찮은 가격이다. 근처에 비자림이 있기 때문에 비자림 방문 전, 배를 채울 일이 있다면 방문해 보자.

비자림

비자림은 비자나무 숲으로, 약 3,000그루의 비자나무가 자생하는 곳이라고 한다. 500 ~ 800년 된 비자나무들이 밀집해 있다. 뭔가 원시시대의 숲에 온 기분이 드는 곳이다. 이 날은 그렇게 덥지 않아서 천천히 걸으며, 숲을 감상할 수 있었다.

와이프랑 연애할 때 제주도 여행계획을 세웠었는데, 당시 엄마 아빠 두 분 모두 건강검진에서 몸의 이상을 발견하여 수술하기 위해 취소했었다. 여기 한 번 오기 정말 오래 걸렸구나.

목화휴게소편의점

우도를 바라볼 수 있는 여기는 목화휴게소편의점이다. 이전 출장 때 제주올레길을 몇 시간 걸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엄청 오래 걸었는데, 그때 지나가다 기억해서 저장해 둔 장소였다. 와이프랑 왔는데, 나는 차를 운전해야 해서, 와이프만 맥주 한잔 하라고 했다.

여기가 진짜 날강도 아닐까 싶다. 오징어 한 마리 현금 만 원 받는다. 맥주는 거의 5,000원 받고, 굳이 이 돈 주고 이걸 먹어야 싶을 정도다. 놀러 왔으니까 한 번 먹는 거지, 가성비 개 떨어지는 곳이다. 솔직히 호구 잡히기 싫으면 그냥 국내 여행을 특히 제주도 안 오는 게 맞는 건데, 이왕 왔으니 그냥 먹었다.

오징어 먹고 속이 뻑뻑해서, 저녁까지 지장을 받았다. 젠장.

혼인지

뻑뻑~ 한 속을 안고, 혼인지로 달려왔다. 여기에 수국이 많이 핀다고 하는데, 이미 거의 다 전멸한 상태라서 초록빛 풀과 나무만 보고 왔다. 한 번쯤 가볼 만한 장소라 생각한다.

천지연 폭포

이곳은 천지연 폭포, 2014년 12월인가 2015년 1월인가? 그때 친구들이랑 놀러 왔던 곳이다. 쥐, 제비, 군인, 회비, 나 이렇게 함께 왔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친구는 쥐, 회비, 나뿐이다. 10년 전에 왔을 때 제주 맛집이 그렇게 유명한 상태가 아니라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먹고 다닐 수 있었다. 지금은 옛 추억이 된 지금, 결혼하고 우리 와이프랑 이곳을 방문했다. 비가 왔던지라 폭포에 물이 쏟아지는 게 장관이었다.

사려니 숲 길

와이프가 좋아하는 장소라고 한다. 제주도에 오면 꼭 방문하는 곳이라고 해서 함께 왔는데, 숲 내음이 향긋한 힐링공간이었다. 숲은 생각보다 엄청 커서 깊숙한 곳 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곳은 길가에 주차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위험하다. 사려니 숲 길 앞 도로는 큰 차가 많이 다니기도 해서 조심하도록 하자.

9.81 파크 제주

카트를 타고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 와이프는 운전을 못해서 이리 저리 들이 받았다고 한다. 땀을 아주 시원하게 뺐지. 가격은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시설이 워낙 좋고, 체험 장소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 아들도 나중에 카트 타고 싶다고 하겠지?

곽지해수욕장

곽지해수욕장이다. 제주도는 바다가 너무 아름답다. 자연경관도 훌륭하고, 높은 건물도 없어서 만족감도 크다. 제주도에서 1년간 살아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오설록 녹차밭

공항으로 가기 전, 오설록 녹차밭에 왔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였는데, 시간 때울 겸 찾아왔다. 한 번 와서 보면 그걸로 된 것 같은 곳이다. 사실 크게 감흥은 없다.

탐라맥반석 닭구이(폐업)

이 집 맛있었는데 사라졌다. 그리고 돈주고라는 가게로 바뀌었다. 외부 인테리어는 이전이랑 같아서 아마 같은 사장님이 업종 변경하신 것으로 보인다. 꽤 맛있었는데 왜 사라졌지? 제주도 떠나기 전 맛있게 먹었던 닭갈비였다.

연착되면서 김포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인천공항에 내렸다. 젠장, 저가 항공은 절대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도 했는데. 엄청 연착되면서 인천공항에 내렸는데, 거의 12시가 다 된 상황이라 집으로 갈 방법이 없었다. 공항철도 막차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려서, 장모님이 마중 나오셔서 망정이지 진짜 큰일 날 뻔했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말. 어릴 때는 남는 게 시간이고, 돈이 없어서 몸으로 때웠지만 이제는 시간이 더 중요한 나이가 되었다. 시간을 소중하게 쓰기 위해서 다시금 티스토리 관리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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