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선선했고, 햇볕은 살짝 따가웠던 가을의 초입. 2년 전 이맘때 다녀왔던 과천 서울대공원 입구의 모습이다.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나들이 왔고, 많은 연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대공원 잔디광장에는 비둘기 6마리가 혹시 떨어져 있을지 모를 과자 부스러기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과천시에 있는데 이름은 서울대공원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아이러니하지만, 과천시의 지분 상당수를 서울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서울의 위성도시로 개발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과천에 살 때 집에서 걸어왔기 때문에 대충 이것저것 마트에서 사서 왔다. 마트표 계란지단이 많이 들어 있는 김밥, 와이프가 먹고 싶어 한 초콜릿과자 미쯔, 생수 한 병과 각자 마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조촐하지만 구색을 갖춘 나들이였다.
대공원에서 파는 핫도그, 그리고 콜팝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추가로 구매했다.
날씨가 좋으면 기분도 좋다. 이때가 그랬다. 과천에 살면서 몇 번 온 적 없지만, 왔을 때마다 자연의 푸르름과 맑은 공기 덕분에 간간히 힐링을 잘하고 갔던 서울대공원, 지금은 거리가 너무 멀어져 쉽게 가기 힘든 곳이 되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좋다.
리프트 타고 이동 중, 그물망에 우산으로 데코를 해뒀다.
나, 와이프, 그리고 와이프 동생, 이렇게 셋이서 리프트를 타고 천천히 올라갔다.
호수가 보인다. 리프트 타고 올라가다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다행히 떨어진 적은 없다. 도심 속 숲, 저 먼 곳까지 보이는 건물, 아파트가 없다. 이래서 과천이 좋은 이유 중 하나인 듯하다.
저 멀리 서울랜드가 보인다.
맹금류가 지내고 있는 맹금사에 왔다.
낙엽이 쌓이고 있는 서울대공원 거리
꽤나 바람이 찰 텐데 하마는 물속에 몸을 담갔다가 다시 나오고 있었다. 피그미 하마? 였던 걸로 기억한다.
가을 하늘과 뒷 배경에 펼쳐진 주황빛 노을이 가을이 전해주고 있다. 가을은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든다. 혹시 움츠러드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예행연습인 걸까?
장미공원은 봄에 와야 예쁜 장미꽃을 볼 수 있다.
청계산에 가을이 드리워졌다. 아름다운 붉은빛 노을로 물든 청계산, 나름의 추억이 많은 산이다.
저녁은 인덕원 역에 있는 돼지 양년갈비 집에서 숯불 구이로 즐겼다. 과천은 입성할 수 있다면 꼭 살고 싶은 그런 곳이다. 아직은 내 집이 없는 유목민이지만, 언젠가는 생길 우리 가족의 따듯한 안식처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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