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직장에 들어와 적응한다고 어버버 거리고 있을 때, 어떤 선배 한 분이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더니 "R" 알아?라고 했다.
선배: R 알아?
나: R 이요?(알파벳 R 말하는 건가?)
선배: 아 R이라고 있는데, 이걸로 통계처리도 하고(--- 쏼라 쏼라). 이거 할 줄 알아야 해~~
나: 아 그런 게 있구나. 끝.
당시에는 친구가 개발자라서 Java를 독학하려고 공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화하다가 R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했던 거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다 연구사업을 해야 하는 일(막내에게 짬처리 ㅅㅂ)이 생겼고, 통계와 그래프를 그리기 위한 툴이 필요했는데, 이때 R이라는 언어를 실제로 접하게 되었다.
개인 학습은 참 고된 것 같다. 나를 강제하는 요소가 없다 보니 공부 좀 하려다 보면 누군가가 술 먹자, 커피 마시자. 점심시간이니까 산책 나가자 등등 갖은 이유로 R 학습량은 마치 주식차트와 같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었다.
그렇게 1년, 2년 시간은 흐르던 와중 코로나 이후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인생에 대한 현타가 세게 왔었다. "R이고 뭐고 간에 이거 한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나? 돈이 벌리나? 이거 결국 내 자기만족으로 하는 거 아냐? 필요가 있나?" 그렇게 맞은 현타로 R이고 뭐고 간에 자기 계발은 중단, 그렇게 시간은 또 흐르고 흘렀다. 그리고 다시 학습하기를 반복, R을 통해서 인생의 상승장과 하락장을 조금이나마 체감해 왔다.
그리고,
2023년 어떤 계기가 있어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R교육을 하게 되었다. 그냥 적당히 구색만 맞추기에는 신청한 사람이 워낙 많았고, 교육을 위해 할당된 시간도 3일이나 되었기 때문에 "아, 이거 대충 하면 안 되겠는데?"라는 생각에 꽤나 오랜 시간 회사에서도 그리고 집에서도 교육 준비를 하고 또 준비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마눌이 참 많이 응원해줬다.
강의는 총 3일간 진행되었고, 사내 자체 교육이기 때문에 오전에 1시간 반 정도, 오후에 3시간 정도 진행했다. 교육을 들은 수강생의 입장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 스스로 한 단계 도약하는 경험이 되었고,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이렇게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음, 언제 완성할지 모르겠는데, 지금부터 조금씩 조금씩 R 입문서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요즘은 Python 때문에 그렇게 인기 있는 언어도 아닐뿐더러, 많이 사용하는 언어도 아니다.
또한, 비전공자인 내가 책을 쓴다고 하면 전공하신 분들 눈에는 엄청 하찮게 보일 수 있을 거다. 그러나, 비전공자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 하나를 배워도 훨씬 더 오래 걸렸고, 초보 입문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 내가 집필한 책을 본다면 초보자여도 혼자 학습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충분히 중급자 이상의 실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Obsidian에서 작성(Obsidian을 현재 쫌 쫌 따리로 배우고 있다. 까먹지 않고 활용하려면 써야 한다. 그래서 쓴다.)하고, 티스토리에는 오늘과 같이 잡설, 사설이 담긴 작업물과 글을, 마지막으로 완성형 글은 전자책 형태로는 Gitbook에 올릴 예정이다. 긴 여정이 될 듯하며, 우리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반드시 출간까지 성공시킬 거다. 뭐 판매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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